@LAG_fate
제가 이 글을 기어이 써버렸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묵념)
와.... 엄청 바쁠 때 쓰기 시작해서 한글창에 쓸 여력이 안 나서 바로 포타로 쓰기 시작했던 글인데 이게 이렇게 길어질 줄이야... 덕분에 오타 고칠 엄두가 1도 안 나고 있습니다. 퇴고는 도저히 지금 할..할..할 수가 없고 계획했던 마감이 세 번이나 미뤄졌고 발렌타인=연인의 날=안된다 이게 마지막 마감이다 해서 일단 미리 올려버리는데 나중에 천천히 고칠 테니 오타가 보이더라도 조금만 봐주세요(구구절절) 이 글의 정체성을 눈치채셨다구요? 맞습니다 변명글입니다. 생각없는 나이브함에 절어 있던 과거의 저를 매우 치고 싶습니다. ㅋㅋ ㅋ ㅋ ㅜㅜㅜㅜ공미포로 굳이 옮겨보지는 않았는데 아무리 공포라고 해도 12만자가 나오네요. 계획만 오래 해놓고 욕망이 근거없이 폭발하면 이렇게 무덤을 파게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늘 매일매일 소확행을 실천하면서 사세요... 욕구불만은 여러분과 멀리 있지 않습니다 창궁사랑해
아래는 읽으나 마나한 짧은 사족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사견에 불과하기 때문에 개인 감상에 방해가 되신다면 뒤로가기를 누르시고 무시해주세요
사실 이 글은 일전에 썼던 꽃의 무덤과 계획 단계에서는 한 쌍이었는데요. 앗 그렇다고 해서 물론 후속편은 아닙니다. 그냥 레이시프트를 통해 랜서를 아는 이야기와 아처를 아는 이야기가 보고 싶다! 하는 단순한 컨셉이었어요. 그러다 이런저런 일이 터지면서 아처 파트는 계속 구상 단계로 남아있었는데, 현생에 치이고 전에 쓰던 글이 막히면서 에라 모르겠다 그냥 쓰고 싶었던 거 다 저질러버리자 한 심정으로 지른 것이... 막...(말잇못)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작년 10월 말? 11월 초입니다... 삼 개월 반 동안 대체 뭘 했냐고 자문해보니 할 말이 없는데요... 쓰다보니 점점 욕심이 나서 이것저것 더 머리 싸매보긴 했는데 결과물을 모르겠습니다. 그냥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과 너무 길어지는 것에 지쳐서 반으로 잘라서 먼저 올리는 잘못된 선택을 저지르지 않은 것을 유이하게 칭찬해 주고 싶어요. 잘랐다간 진짜로 큰일 났을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창궁이라고 해놓고 리츠카까지 완전 비중이 삼파전이 되어버린 것 때문에 머리 깨고 있었는데 이야... 그 반쪽짜리 글을 과연 창궁이라고 부를 수 있었을까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창궁 만세.
좀 더 자세한 컨셉은 유비덥을 재탕하다가 새삼스럽게 아처의 엔딩은 정신승리가 아닌가?(놀랍게도 최애입니다) 이후에도 계속 수호자로 구를 미래가 자명한데 고작 이런 결말을 과연 구원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몇 번 트윗을 쓴 적도 있지만, 솔직히 저는 유물론자라 몇 번이나 재탕해도 유비덥의 결론이 와닿지 않았다는 것을 고백하겠습니다. 아처가 유비덥엔딩미소를 지어서 그래 니가 행복하면 됐다 하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갔지만(미남계 아웃) 자세히 뜯어보면 너...정말 이걸로 괜찮아...? 스러운 결론이지요. 그래서 만약 아처가 유비덥에서처럼 시로의 이상을 꺾겠다고 깔짝거리지 않고 좀더 중요한 부분에서 가차없는 계획을 짰다면... 그리고 만약 거기에 어떤 기적과도 같은 우연이 합쳐진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아처는 마침내 성공했을지도 모르지요. 늘 서번트들이 치는 사고를 케어하느라 바쁜 칼데아와 마스터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창궁적으로 랜서가 만약 아처의 정병스러움의 극한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반응할까< 이 부분도 궁금했어요. 정상인이라면 으; 하고 뒷걸음질치겠지만 랜서는 반신이고 대영웅이지요. 그렇다면 아처까지 포용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자면 실패할 것 같네요. 랜서도 정상인이니까요. 게다가 둘은 입장상 너무 다르니까요. 이해가 쉬울 리가 없지요.
하지만 정상인도 찐정병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익숙해질 수는 있을 겁니다. 더구나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언제나처럼 정병스러움을 표출할 때 면박을 주더라도 끌어안아서 토닥토닥해주지 않을까요. 그래, 너는 그런 인간이지. 나말고 다른 사람 앞에서 그러진 마라. 탄로나니까. 때로는 이해가 안 되는 걸 넘어 열불이 나도, 언제까지 그러고 살 건지 지겹고 짜증스러워도, 원인을 알고 그게 전부가 아니란 것도 알고 그걸 넘어서 좋은 사람이니까, 그리고 사랑하고 있으니까 떠나지 않는, 서로에게 익숙해져 밑불처럼 오래오래 타는 그런 사랑을 좋아합니다. 새삼 창궁이 서로 보살피기 좋아하는 성격이라는 게 너무 좋네요. 둘이 만약에 만난다면 서로에 대해 일정 부분은 이해에 제한을 두는 가벼운 사랑은 하더라도 짧은 사랑은 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그런 혼자만의 행복한 상상을 하며 쓰고 있어요.
그리고 이건 사족인데요, 타입문 설정 너무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타입문 위키나 설정 블로그나 마테리얼 같은 걸 뒤지면서 맞는지 꼭 확인하려고 노력했는데 덕질을 논문 쓰듯 해야 하나 현타가 오기도 했고 이 놈들이 원체 말을 바꿔대서 대체 뭐가 맞고 뭐가 틀린지 확인이 불가능하더라구요. 결국 포기했습니다. 페그오 설정만 해도 그래요. 기억 안 이어지고 다른 세계라면서 잘만 다른 작품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들 멋대로 설정을 고무줄처럼 늘렸다가 줄였다가 추가했다가 수정했다가 아주 난리법석인데 나스도 설정 따위 그냥 필요한대로 써제끼는 거라고 인정했더라고요? 왜 달빠들을 덕중지덕이라고 하는지 이해했습니다. 설정이 맘대로 주물러지는 찰흙같은 이런 판에서 설정을 빠는 덕후들이라니 대단한 인내심의 소유자들입니다. 그리고 전 달빠가 못됩니다. 그래서 그냥 했습니다 날조. 나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입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라면 날조된 설정 따위에는 신경쓰지 않으시는 너그러운 마음씨를 지니고 계실 거라고 믿어요...
짧게 쓰겠다고 다짐해놓고 또 이렇게 길어지네요. 후기까지 이렇다니...oTL 실상 제 덕질 패턴이 다 이모양이더라구요. 현생 때문에 한동안 창궁 주접을 못 떨었더니 또 이렇게 되네요. 읽어주셔서 언제나 감사합니다. 항상 아쉬워서 말꼬리가 길어지는 것은 제가 창궁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아무 소득 없는 후기를 읽어주신 것에 감사하며 쓰는 내내 몇 번이고 읽었던 시의 일부를 마지막에 인용합니다.
당신을 사랑할 떄 그 불안이 내겐 평화였다.
...
우리는 다른 계절로 이주한 토끼처럼 추웠지만 털가죽을 벗겨 서로의 몸을 덮어주진 않았다. 내가 울면 두 손을 가만히 무릎에 올려놓고 침묵하던 토끼.
(박서영, 달의 왈츠)
창궁은 또 만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랜서의 말대로, 거기에 운명이 있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