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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이 필요해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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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2 15:10:51

박문대로서의 삶

[ 배세진 공략 CLEAR! ]

배세진 공략에 성공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게임을 종료하고 돌아가겠습니까?

- 예
- 아니오

*한 번 선택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참 많은 일이 있었고, 나름대로 즐거운 나날이었다. 박문대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선택지를 가만 쳐다보았다. 여기서 게임을 종료하고 돌아가는 것에 동의하면, 돌아갈 수 있는 거겠지. 길게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당연히 돌아가는 것을 택하는 게 옳은 일이다. 애초에 그러기 위해 배세진을 공략한 것이 아닌가. 박문대는 천천히 박문대는 천천히 상태창에 있는 ‘예’ 버튼 쪽으로 손을 뻗다가 불현듯 배세진 생각을 했다. 원래대로 돌아가면, 배세진을 다시는 못 보는 거겠지. 배세진은 게임 캐릭터였다. 물론 게임을 켜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냥 플레이어와 게임 캐릭터 밖에 되지 않는다. 만질 수도, 옆에 있을 수도 없다.

…….”

그건 싫었다. 배세진도, 세영이도 계속 보고 싶었다. 박문대는 눈을 느릿하게 끔뻑이다 ‘예’가 아닌 ‘아니오’를 눌렀다. 누가 보면 미친 짓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박문대는 그러고 싶었다. 단순히 배세진과 헤어지기 싫은 이유도 있지만, 사실 그는 현실세게에 그리 큰 미련이 없었다. 부모님도 없고 혼자 아득바득 살아온 삶. 그동안 쌓아온 나름의 경력이 좀 아쉬울 뿐 그 이상의 감정은 없었다. 류건우로서의 삶은 정말이지 각박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박문대도 조실부모한 것은 같지만, 현실이 아니라서인지 사는 게 힘들다고 느껴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편하게 느껴지곤 했다.

박문대는 돌아가지 않았다. 돌아갈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배세진 때문에. 하지만 그는 일말의 후회조차 하지 않았다. 박문대는 행복했다.

“박문대!”
“문대 삼촌!”

배세진과 세영이 박문대의 이름을 부르자 박문대는 입꼬리를 올렸다. 자신을 부르는 그 음성이 왜 이렇게 사랑스러울지 모를 일이다.

“갈게요.”

박문대는 한걸음에 사랑하는 이들의 곁으로 달려갔다. 금방 다가온 박문대는 아이의 작은 손을 꼭 잡고 있는 배세진의 옆에 자연스럽게 섰다. 이제는 이 셋의 그림이 익숙했다. 박문대가 배세진을 응시하자 박문대랑 시선을 맞춘 배세진이 남은 다른 손을 뻗어 박문대의 옷에 붙은 먼지를 툭툭 털어주었다. 박문대는 배세진의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좋았다.

“형.”
“응?”

배세진이 제 옷을 무심하게 털어주는 걸 가만 지켜보던 박문대가 배세진의 이름을 부르자 옷에 가 있던 시선이 박문대한테로 다시 향했다. 배세진의 눈에 자신이 가득 담긴 걸 보며 박문대는 배세진에게 짧게 입을 맞추었다. 말랑하게 닿았다가 떨어진 입술에 배세진은 얼굴에 벌게지더니 박문대의 등을 때렸다. 배세진에게 맞으면서도 박문대는 웃음이 끊이지를 않았다. 행복했다. 박문대는 앞으로의 삶이 기대되었다. 이후로도 박문대는 행복할 거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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