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chinnom
야쿠자집단과 사토미의 노래평가 씬에서..
개인인 쿄지와 다르게 조직 속 쿄지는 엄연한 권력자의 모습을 보인다. 방에 들어서며 나리타씨, 고생많으십니다! 라는 꼬붕들의 인사에 답도 하지 않은 태연함을 보이는가 하면은, 일을 정리하고 일단락 시키는 멘트들. 그런점에서 평소 야쿠자의 권력적 태도가 생활에 배여있다..
하지만 어째서 59p 속 "...이상."이란 장면에 꽃힌것인가??
이장면을 기점으로 가라오케 속 쿄지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되었다..
1. 쿄지와 사토미 단둘의 만남
초반 쿄지의 성격은 사람좋고 감정에 솔직하며 중학생에게 자신의 일화를 시시콜콜얘기하는 어쩌면 방정맞기까지한 아저씨다. 이러한 사람이 명함을 내밀며 요로삐꾸하는데, 아무리 야쿠자라 한들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 아직까지는 나리타 쿄지와 오카 사토미 개인간의 만남에선 충돌이 없다.
2. 자신의 세계에 한발 내딛게 한 쿄지
갑자기 중학생을 유괴해 야쿠자들이 득실거리는 가라오케방에 초대한다. 제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위험한 줄 알테지만 쿄지는 자신의 노래 선생님을 자기 사람들에게 소개해주며 본인의 일상으로 끌여들인다. 하지만 사토미는 잔뜩 겁에 질려 죄송합니다 하며 무릎꿇는다.
여기서 49-50p부터 이어지는 쿄지의 무표정에서 ...
사토미의 두려워하는 반응에 대한 묘한 실망감과 익숙한 체념이 느껴진다. 야쿠자는 무서우니까 도망가고 싶어하는게 당연한거겠지 싶은..
"사실은 가고 싶었지? 딸기농장. 미안하다."
뭐가 미안하다는 건가? 자기가 갑자기 신나서 가라오케에 끌고간것이 미안한 일인줄은 알았는가?
그런대 사토미는 평범한애가 아니였다..심각하게 귀엽고 순수하다.
이대로 무서운 야쿠자인 나를 떠나는 줄 알았더니 딸기 한 박스 사줬다고 나 하나쯤은 괜찮다고 말을 돌리는게 아닌가. 체념하려던 감정이 다시 들뜨게 되는 전환점이다.
3. 야쿠자세계는 무섭지만 쿄지는 괜찮아. -> 그렇다면 야쿠자는 철저하게 막아볼게.
하지만 쿄지는 계속해서 사토미에게 자기의 일상을 나누려는 욕망을 보인다. 원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의 모든 얘기를 끊임없이 말하는 타입인지는 모르겠지만..
63p를 보면 스낵 카츠코를 보면서 "사무실도 이근처인데.. 뭐, 됐어. 저녁먹기 전엔 집에 가야지."
라고 말한다. 이 대사를 통해 사무실도 이근처인데..(볼래? 아니다) 뭐, 됐어. 저녁먹기 전엔 집에 가야지( 그러니까 사무실 보여주는 건 무리다) 라는 해석으로 보인다. 자신의 일터까지 보여주려고 작정한다.
하지만 사토미가 무릎꿇은 이후로는 일절 야쿠자의 지인조차 만나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적당한 거리감을 두며 각자의 할일 ( 가라오케 대회, 합창대회)에 전념하고자 만나지 않는다.
4. 갑자기 돌발상황
야쿠자 무섭다는 애가 절대 오지 말라는 구역에 자신을 보러 찾아왔다. 마음은 고맙지만 무섭다며?
그리고 하머트면 자신과 관련된 인물 때문에 해를 당할 뻔했다. 아찔했던 상황에 약간의 분노와 함께 말로 잘 타이르며 야쿠자의 위험함에 대해 자각시키고, 관계를 원만하게 잘 마무리하려고 '여유롭게 한 곡 뽑아~'라고 말했는데 갑자기 예상치못하는 폭발적인 화를 보이는 사춘기 중학생..
자기가 생각하는 조용하고 노래에 열정적인 사토미가 아니라 인간쓰레기라고 소리치는 예민한 어린애의 화를 받아내게 되니까 어어벙벙하면서도 이 관계의 의외성에 묘한 기쁨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수준이다...
5. 어른스럽고 싶지만 누구보다 감정에 잡혀 움직이는 사토미, 야쿠자의 세계로 제발로 들어가다.
사토미는 그 무섭다던 야쿠자 회장 앞에서 쿄지의 죽음을 향한 냉소적인 반응에 대한 반격으로서 "지옥으로 떨어져"란 어마무시한 발언을 하고..평소 쿄지라면 무엇을 불렀을지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한 관심을 은연중에 쏟았다는 걸 보여주는 듯이 쿠레나이를 선곡해서 진혼곡을 부른다..
이 모든게 얼마나 쿄지한테는 벅찬 일인가..길진 않지만 짧지도 않은 인생에서 야쿠자란 신분때문에 멀어진 인연들 중 이 노래선생은 모든 용기를 쏟아내서 문신 안받도록 대신 노래까지 불러줬으니...
그러면서 내가 너무 어린아이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우려감에 3년간 연락을 안할만 하다..
싫다고한 세계에 덥석 사토미가 들어와버렸으니.. 행동력의 한계를 예측할 수 없는 혈기왕성한 10대 소년을 생각한다면 쿄지가 도망공이 되어야하는것이다.
6. 그런대 왜 돌아왔냐..
가라오케에 가장 미칠 것같은 포인트는 이들의 재회다....
쿄지와 사토미는 만나지 않고 졸업문집, 그리고 명함발견과 함께 사토미의 독백으로 끝나도 완결성을 지니는 스토리 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둘은 만나고, 쿄지의 감정이 일반적인 어른의 아이에 대한 기본적 배려 그 이상, 아니 그 초과, 아니 비범한.....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무려 "문신"을 통해 보여준다...
누군가는 단순히 막가파인 쿄지 성격땜에 만들어진 의미없는 문신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앞서 보여준 이 둘의 만남은 애초에 "문신"을 안 받기 위해서 였다. 만화적 맥락으로 문신의 의미적 무게는 가볍지 않다.
그렇기에 이렇게 몸에 새겨지는 확실한 증표로 서로의 강렬했던 감정을 확인시켜주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는 사실이 오타쿠를 개환장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쿄지는 그럴생각이 없었는데 만나게 된 사토미에게 꿰인 편이다. 여러모로 인간관계에서 체념했던 부분들에 대해 새로운 위로가 되어줬을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사토미 또한 쿄지를 통해서 자신의 콤플렉스였던 변성기와 함께 찾아온 사춘기적 감정을 쿄지를 기점으로 폭파시킬 수 있었다. 여느 중학생들이 그렇듯 좀더 어엿하고, 어른스러워지고 싶은 감정이 돋아날때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시키지 못하고 꾹꾹 참다가....쿄지를 통해 솔직하게 드러내고 내면적으로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것이다.
이런 두사람이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
선물을 받아..
문신을 지워..(여기까지는 추측입니다. )
이 맛에 25살 차이는 모르겠고 존나 맛있다 하고 허버허버 먹는 것 같다..